後日談 :: 海上散步

규우 @alea_07
2025-11-09 00:13
*BGM은 쓰면서 듣고 있던거라 슬쩍 넣어뒀어요. (글 분위기와 딱히 상관없음) 음량 각각 45~50/100 으로 하면 좋은듯?

<center><iframe width=&#034;300&#034; height=&#034;50&#034; src=&#034; title=&#034;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 얼후 아티스트 이비 커버 ❤️ 영화 첨밀밀 OST (甛蜜蜜) 二胡 ERHU COVER&#034; frameborder=&#034;0&#034; allow=&#034;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034; referrerpolicy=&#034;strict-origin-when-cross-origin&#034; allowfullscreen></iframe></center>
<center><iframe width=&#034;300&#034; height=&#034;50&#034; src=&#034; title=&#034;바다가 파도소리가 그리운 날 보고 싶을 때 우울한 날 어디로든 떠나고 싶을 때 잠 잘오는 영상 - A gloomy day / When I miss the sea&#034; frameborder=&#034;0&#034; allow=&#034;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034; referrerpolicy=&#034;strict-origin-when-cross-origin&#034; allowfullscreen></iframe></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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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s='content-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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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4;진짜 바다에 오니까 좋아요?&#034;
  &#034;나쁘지는 않아.&#034;

  늘 보는 물인데도 이렇게 다르구나. 무의식중에 툭 내뱉은 감상이 입김과 함께 흩어진다. 진한 자수정을 닮은 시선은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에 닿아있었다. 곧은 선이 하늘과 지상의 경계를 긋고 있었다.

  소금 내 섞인 서늘한 바람이 밀물 따라 시원스레 불어왔다. 사금 같은 모래를 한 움큼 쥐어 밀려난 시퍼런 물길은 다시금 포말을 일으키며 발끝에서 두 뼘가량 떨어진 곳까지 흘러들었다. 파도는 제 스스로 부서지며 그 속에 담긴 거대한 근원의 숨소리와 반대편 세상의 소식과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한데 뒤섞어 속삭였다. 코끝을 싸하게 만드는 차디찬 공기에 양 뺨이 붉게 텄음에도 염오는 제가 딛고 서 있는 땅과 그 위에 자리한 모든 것이 반가워 연신 폐부 깊숙이 시린 숨을 들이켰다. 입꼬리가 절로 호선을 그리는 건 덤이었다.

  &#034;지구에 도착한 게 기쁜 모양이군.&#034;
  &#034;당연히요. 설령 제가 지금 진창에서 구르고 있다고 해도 그랬을걸요. 당신은요?&#034;
  &#034;감금은 취향이 아니야.&#034;
  &#034;누구는 납치가 달가운 줄 알아요?&#034;

  &#034;그런 것 치고 창밖에 대해 떠들던데.&#034;

  &#034;절대로, 아닌데요. 그래도 바다에 온 건 좋네요. 고향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니까요.&#034;

  삼면이 바다인 곳이란 어디든 물결과 닿을 수 있다는 뜻임에도 항상 같은 풍경이 아니기 때문일까. 계절을 불문한 방문자는 항시 있었으니, 여름이 아니어도 해변을 걷는 이들이 하나 또는 둘씩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그리고 하현과 염오 또한 먼 곳에서 본다면 그들과 다르지 않을 터였다. 모처럼 감시나 추격자에 대한 불안을 덜 수 있는 날이었기에 염오는 한층 긴장이 풀린 낯으로 젖은 모래를 밟았다. 얕은 족적이 발 뒤꿈치에서 이어지다 속속 내달린 물결에 서서히 지워져간다.

  &#034;하현은 꽤 예전에 바다에 간 적이 있다고 그랬죠?&#034;
  &#034;지금보다 젊을 때. 너도 바다는 오랜만인가?&#034;
  &#034;낯설진 않아요. 물길로 이동할 때가 잦았거든요. 그때는 춥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괜찮네요.&#034;

  이런 이유로 온 적은 없어서 그런가? 반듯하고 유순한 웃음이 젊다 못해 아직은 어린 청년의 낯에 걸린다. 하나, 하현은 그가 흘린 말속에 그림자가 짙음을 모르지 않았다. 눈앞에 적은 서툰 거짓말을 패로 사용하지 않았으니. 제법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대신 진의를 전부 말하지 않거나 아예 지금처럼 입을 다문 채로 순종적인 표정과 함께 시선을 돌릴 뿐. 그게 귀 염오의 불문율이자 경계선이었다. 자기 자신보다 '귀(鬼)'라는 것이 중한. 소속에 그만큼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인지, 어린 것이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걸 모르는 건지, 아니면 제게 조금의 정보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어쩌면 저게 라 하현이 바라던 혈맹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귀 염오만이 알 테지. 하현이 저 시뻘건 주구(走狗)의 머릿속을 훤히 아는 것은 아니었으니.

  &#034;괜찮다면 다음에도 바다를 보러 갈까요? 여기가 아니어도요.&#034;

  또 저렇게. 그는 눈앞에 적을 벗이라도 되는 양 가벼이 약속을 권한다. 마치 아까 전 뱉은 말의 무게를 잊기라도 한 모양새로. 당연한 결론이나 라 하현이 이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었다. 도리어 거절을 입에 올리는 게 적으로서 제법 호의적인 태도임이 틀림없었다. 뻔한 답을 앎에도, 그는 무언가를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기대하지 않는 저 시선을 무시하기가 꽤 어려웠다. 아직은 생기와 빛을 머금은 보랏빛. 사람이 저렇게 산책이나 간식을 바라는 강아지처럼 지그시 쳐다본단 말인가.

  &#034;…… 언젠가는.&#034;

  결국 하현은 애매모호한 대답으로 대화를 종결지었다. 청년은 그마저도 충분했는지 고집 있어 보이는 눈매를 휘어 부드러이 웃었다. 과연 서로가 말하는 다음이 언제인지, 그 자리에 라 하현이 있을지, 아니면 귀 염오가 있을지, 혹은 누구도 없을지 침묵한 채로. 두 쌍의 시선은 나란히 창백한 푸른빛을 응시했다. 고대의 꿈이 출렁인다. 서늘한 공기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르고 지나갔다. 뻗으면 쉬이 닿을 수 있으나 누구도 손 뻗지 않을 것을 안다. 등 뒤로 감춘 쇠붙이의 한기를 기억하는 한.

  이곳에 불쾌한 비린내는 없으나 염오도 하현도 만연한 물 냄새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어떤 곳을 떠올렸다. 그들이 돌아가야할 곳. 아름다운 물의 도시. 몸을 웅크리며 때를 기다려야 하는 사특한 영광의 땅을. 그리고 언젠가는…….

댓글목록

댓글

승철이 @slow25
그리고 언젠가는...... (이마팍팍팍) 아 이거 정말  귀엽고 재밋는 세션이엇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자꾸만 연시에 쿠소에로를 달리던 우리 (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재밋엇어요 아,,, 같이 바다에 간거 너무 좋아요 그 뒤로 저는 바다만 가면 염오하현을 떠올리며..... 솜깅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규우님:??) 하... 언젠가는.이라는 이 ... 이게 . 두 ㅅ ㅏ람의 당시 관계를 보여줘서 좋아요 그 ... 확신이 없는 결말에 대한 약속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악!!!!!!!!!! 쾅쾅쾅쾅쾅코아 규우님의 학라에 대한 묘사 너무 좋아서 미 칠 ㄱ ㅓㅅ 같 다